C.S. 루이스_순전한 기독교 25

3-5 성도덕

이제 성에 관한 기독교의 도덕, 즉 그리스도인들이 '순결. chastity'이라고 부르는 덕목에 대해 생각할 때가 되었습니다. 기독교 규범인 순결을 사회의 규범인 '정숙함. (이것은 'modesty'라는 단어가 지닌 여러 뜻 가운데 하나지요), 즉 예의범절이나 얌전함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예의범절. propriety 이라는 사회적 규범은 주어진 사회 집단의 관습에 따라 신체는 어느 정도나 노출시킬 수 있으며, 대화는 어떤 주제에 한해 허용되는지, 또 단어는 어떤 것들을 쓸 수 있는 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순결의 규범은 모든 시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동일하게 해당되는 반면, 예의범절의 규범은 늘 바뀌게 마련입니다. 거의 옷을 걸치지 않은 태평양 제도의 소녀나 온몸을 옷으로 칭칭 감싼 빅토리..

3-4 도덕과 정신분석

저는 우리 대다수가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에는 기독교 사회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먼 훗날 꿈에 그리던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이 사회와 관련하여 어떤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우리가 두 가지 일-"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원칙을 현대 사회에 세부적으로 적용할 방법을 찾는 일, 그렇게 찾은 방법을 기꺼이 적용하는 사람이 되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제 저는 기독교가 말하는 선한 사람이란 과연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즉 인간이라는 기계에 대한 기독교의 설명서에 대해-살펴보고자 합니다.세세한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일반적인 사항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 여러분은 기독교 도덕이 인간이라는 기..

3-3 사회도덕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한 기독교의 도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 영역에서 새로운 종류의 특별한 도덕을 설파하기 위해 그리스도가 오신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신약성경이 말하는 황금률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은 모든 사람이 속으로 늘 옳다고 생각해 온 바를 요약한 것입니다. 참으로 위대한 도덕 선생들은 새로운 도덕을 소개한 적이 없습니다. 가짜와 괴짜들이나 새것을 소개하는 법입니다. 존슨 (Samuel Johnson) 박사 말처럼 "사람은 가르쳐야 할 때보다 기억시켜야 할 때가 더 많습니다." 모든 도덕적 스승들의 진정한 임무는, 우리가 자꾸 외면하고 싶어하는 단순한 옛 원칙들을 몇 번이고 다시 일깨우는 것입니다. 말을 넘기 싫어하..

3-2 기본 덕목

앞장은 본래 짧은 라디오 강연을 위해 작성된 원고였습니다.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10분으로 제한되어 있을때에는, 간결성을 위해 거의 모든 내용을 희생시켜야 하는 법입니다. 제가 도덕을 세 요소로 나눈 (함께 항해하는 배들을 예로 들어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제가 하려는 이야기를 가장 짧은 시간에 전할수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장에서는 옛 사상가들이 도덕을 구분한 다른 방식, 방송에서 언급하기에는 너무 길어서 생략했지만 사실은 아주 유익한 방식에 관해 약간 설명하고자 합니다.이 오래된 분류 체계에 따르면 도덕에는 일곱 가지 '덕목'이 있습니다. 그 중 네 가지는 '기본'덕목. (Cardinal virtues), 나머지 세 가지는 '신학적'덕목. (Theological virt..

3-1 도덕의 세 요소

어떤 초등학생에게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하나님은 "누가 재미있게 지내나 맨날 감시하다가 결국은 훼방을 놓는 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도덕'이라고 할 때 꽤 많은 이들의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합니다. 즉, 도덕이란 무언가 간섭하는 것, 여러분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하도록 막는 훼방꾼이라는 것이지요.사실 도덕 규칙이란 인간이라는 기계를 잘 움직이게 만드는 지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도덕 규칙은 이 기계가 움직이다가 고장나지 않게 하려고, 또 기계에 무리가 생기거나 마찰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존재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처음에는 이런 규칙들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성향에 계속 간섭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

2-5 실제적인 결론

실제적인 결론 그리스도는 완전하게 복종했고 완전하게 낮아졌습니다. 그는 하나님이었기 때문에 이 일을 완전하게 할 수 있었고, 인간이었기 때문에 복종하며 낮아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식으로든 그의 낮아짐과 고난을 나눌 때 죽음을 정복한 그의 승리 또한 나눌 수 있으며, 죽은 후에 새 생명을 찾아 그 안에서 완전한 피조물이 된다는 것, 완전히 행복한 피조물이 된다는 것을 믿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그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 이상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종종 다음 단계의 진화 - 인간보다 더 나은 단계의 진화가 일어날 것인지를 궁금해합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다음 단계의 진화는 이미 일어났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종류의 인간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에게서 비롯된 이 새로운 종류..

2-4 완전한 참회

우리는 두려운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이 사람은 그 자신의 주장대로 하나님이었거나(따라서 지금도 하나님이거나), 아니면 미치광이 내지는 그보다 더 못한 자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미치광이나 악마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정말 이상하고 경악스러우며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긴 해도, 그가 하나님이었고 지금도 하나님이라는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적에게 점령당한 이 세상에 오셨다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는 무엇을 하려고 세상에 온 것입니까?  물론 그는 가르치려고 왔습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이나 다른 기독교 저술들을 살펴보면, 무언가 다른 일 - ..

2-3장 충격적인 갈림길

이처럼 그리스도인들은 한 악한 권세가 현재 이 세상의 군주 행세를 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당연히 나올 질문이 있지요.  이런 현 상태는 하나님의 뜻에 일치하는 것입니까, 그렇지 않은 것입니까?  만약 일치한다면 하나님은 그야말로 이상한 분이 되어 버립니다.  반면에 일치하지 않는다면, 절대적 권세를 가진 존재의 뜻에 반하는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권위 있는 위치에 있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떻게 한 가지 일이 한편으로는 자신의 뜻에 부합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어긋날 수 있는 지 알 것입니다.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오늘 밤부터는 너희 공부방을 정리해 주지 않을 거야. 이젠 너희도 스스로 방 정리하는 법을 배워야지" 라고 말하는 것은 아주 지각 있는 일이라고 할 ..

2-2장 하나님의 침공

이처럼 무신론은 단순하기 그지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무신론만큼이나 단순한 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물 탄 기독교 Christianity-and-water'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하늘에 선한 하나님이 계시니 만사형통"이라고 말하는 죄니 지옥이니 악마니 구속이니 하는 어렵고 무서운 교리들은 전부 제쳐 놓은 채 입장입니다.  이 두 가지는 전부 미숙한 철학입니다. 종교가 단순하기를 바라는 것은 쓸데없는 짓입니다.  실재하는 것들은 어쨌든지 간에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보여도 사실은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제가 앉아 있는 이 탁자는 단순해보입니다.  그러나 과학자에게 이 탁자가 실제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이 탁자를 구성하는 원자부터 시작해서 빛의 파장이 ..

2-1장 '하나님'과 경쟁하는 개념들(C.S. 루이스_순전한기독교_2장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는가?)

2-1장 '하나님'과 경쟁하는 개념들  제가 받은 요청은 그리스도인이 무엇을 믿는가에 대해 말해 달라는 것이지만, 그보다 먼저 그리스도인이 믿을 필요가 없는 한 가지를 언급 함으로써 이야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이라면 '기독교 외의 모든 종교는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다' 고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무신론자라면 '세상 모든 종교를 지탱하는 중심점은 하나의 거대한 착각에 불과하다' 고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아무 거리낌 없이 '모든 종교는 아무리 괴상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 해도 최소한 진리의 단서를 가지고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가 무신론자였을 때는 '인류 대다수는 가장 중요한 문제에 관해 언제나 잘못 생각해 왔다'고 스스로에게 애써 확신시켜야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