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절부터 김동호목사님을 유난히 좋아했다.
책을 즐기진 않았지만, 내가 읽은 가장 많은 신앙서적의 저자는 아직까지도 목사님의 책이다.
처음엔 쉬운설교, 재미있는 설교, 뭔가 나랑 코드가 잘 맞을 것 같은 성격(?)
지금 생각해보면 김동호목사의 장점, 은사는 단순함이었던 같다.
다른 사람말을 잘 듣는 은사, 어려운 일일수록 쉽게 생각하는 은사, 복잡하게 계산하고 따지지 않는 은사 등등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은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사는거야"라는 주제의 같은 설교를 나도 수십번은 들은 것 같다.
다음 나오는 이야기가 뭔지도 알 정돈데, 들을 때 마다 새로웠다. 나도 신기했다.
본인은 같은 설교를 수백번 했을텐데, 할 때마다 새롭단다.
김동호목사는,
한국 교회(제도, 분위기)에서는 상상도 힘들었던 일들을 불도저처럼 척척 밀어붙이며,
가는 교회마다 부흥, 하는 일마다 성공. 쓰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등
그러나 본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것을 버려두고 떠나버리는,
내 머리로, 아무리 정상적으로 생각해도,
(소위 한국교회 정서상) 제왕처럼 대우 받으며, 평생을 존경과 은퇴 후 노후보장을 받을 수 있는 대형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마음먹은지 일주일만에 사직하고, 50대에 개척을 시작한 정신나간 사람(미친 사람)이다.
근데, 나날이 부흥하고 있는 교회를 사직하고, 개척하겠다고 말했을때 반대한것이 아니라 "펄쩍뛰며 좋아했
다"는 사모님도 누구신지 참 궁금하다.
그 무엇보다 김동호목사에게 내가 충격(?)을 받은 사건은,
한국교회사상 전무후무한 '교회분립'이었다.
지금까지 교회분립은 교회분란으로 통해, 소위 싸우다가 서로 쪼개지는것이 보통이었는데,
김동호목사는 그 반대였다.
교회 건물없이 학교 강당을 빌려서 시작한 개척교회(높은뜻숭의교회)가 몇 달만에 천명, 몇 년만에 수천명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지만, 어느날 그 학교 강당에서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천명의 교인이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되었다. 교회를 충분히 지을 수 있는 재정도 있었지만,
길거리에서 예배를 드리는 광야교회가 되겠다는 각오로 온 교인이 함께 기도했고
마침내 꺼낸, 김동호 목사의 카드, 기도응답은 교회를 사방으로, 4개로 나누는 '교회분립' 이었다.
그러면서 4개의 교회는 다른 목사님들께 맡기고, 정작 본인은 교회에서 '김동호목사 지우기 작전'을 펼치며
'뒷 방 늙은이'로 은퇴하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나올 4편의 설교속에 다 들어가 있다.
"우리 아버지 학교 수위였어, 신학교 들어갈 때 미달이라서 합격했어. 나 돈 좋아해, 나 골프 쳐" 등등 보통은 목사님들께 듣기 쉽지 않은 말들을 당당하게 그것도 설교중에 선포 한다.
목사, 장로 중심의, 힘 있는 목사, 힘 있는 장로가 주인이 되어버린 한국교회를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세습에 반대하며 행동으로도 보여준다. 아마 욕도 엄청 먹었을 것이다. 심지어 다른 목사님들로부터 '저 대가리 피도 안 마른 자식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김동호 목사님을 여러 집회나, 연합수련회 등에서 설교를 들은적은 많지만, 직접 만난적은 없다.
그 때마다 생각했다. 혹 내가 나중에 서울에 살게 된다면, 서울에 있는 교회에 갈 기회가 된다면,
꼭 김동호목사님의 교회로 가야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러진 못했다.
서울에 살진 않았지만, 주일에 서울에 있는 교회를 갈 기회가 있었지만.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김동호목사는 내 머리속 어딘가로 사라져 없었다.
어디선가 암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잠깐 놀라고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별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속으로 '그 잘나가던 사람도 어쩔 수 없네'라고 생각까지 들면서. 나도 참 간사하다. 그렇게 좋아했던 분이었는데.
몇년전, 출근길에 라디오에 출연한 김동호목사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김현정의 뉴스쇼 2020년 6월 4일 (https://youtu.be/xXkgozJeaxg) 방송
'지옥같은 항암치료, 천국처럼 행복했다'고 밝게 웃으시며 말씀하시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하염없는 눈물에, 마치 첫사랑을 만난듯한 기쁨과 감격의 나만의 부흥회 같은 출근길은 처음이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
20대, 30대 나름 열정적인 청년이었던 나는 50대 중반의 아저씨가 되었다.
교회에서는 안수집사, 지금은 장로가 되었다.
청년시절, 장로라고 하면 목사님과 싸우기만 하던 사람으로 속으로 욕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장로가 되어 툭하면 목사님과 티격태격하고 있다.
김동호는 목사님은 현재, 건강상 대중설교나 다른사역은 못하고 계신듯 하다.
그래도 약 3년전부터 '날기새(날마다 기막힌 새벽)'라는 유튜브채널( https://youtu.be/xXkgozJeaxg ) 을 운영하고 계신다.
힘이 남아 있는 마지막순간까지 종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계속 하실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유튜브와 스마트폰을 통해 다시 10년전 15년전 김동호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올 해 우리교회의 표어인 "첫 사랑을 회복"하고 있다.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와 AI의 도움으로 말씀을 기록하려고 한다.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지만 구어체인 설교를 최대한 그대로 옮기다 보니 시간이 꽤 많이 걸린다.
다음부터 쓸 설교는 그나마 최근의 설교로 추정되는 2017년 미국의 '라스베가스 은혜와 사랑의 교회' '김동호 목사 초청 말씀축제 1~4편'이다. 4편에 불과하지만 김동호목사님의 인생설교가 거의 다 들어있는 듯 하다. 그래서 제목을 김동호 목사의 인생설교라고 정했다.
'Special Lecture > Serm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인과 아벨 (1) | 2023.08.29 |
---|---|
김동호목사 인생 설교 - 1/4 (1) | 2023.08.15 |
천국에 대하여 (0) | 2023.08.01 |
신령한 것에 대하여 (0) | 2023.07.28 |
복음에 대하여 (0) | 2023.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