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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사랑 이미 말했듯이 기독교의 덕목에는 네 가지 '기본' 덕목과 세 가지 '신학적' 덕목이 있습니다. 그 세 가지 신학적 덕목은 믿음, 소망, 사랑 (Charity)입니다. 믿음에 대해서는 다음 두 장에서 다룰 생각입니다. 사랑은 7장에서 부분적으로 다루었지만, 그때는 사랑 중에서도 용서라고 불리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이야기했지요. 이번에는 거기에 좀 더 덧붙일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첫째로, 이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요즘 들어 '사랑'은 단순히 '자선' (가난한 사람에게 무엇을 주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여기에는 더 넓은 의미가 있었습니다(이 말이 어떻게 현대에 이르러 자선을 뜻하는 말이 되었는지는 이해할 만합니다. 사랑을 가진 사람이 하는 일 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이 가난.. 2024. 7. 17.
3-8 가장 큰 죄 이제 기독교 도덕 중에서 다른 도덕과 가장 날카로운 차이를 보이는 부분을 다룰 차례가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악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에게서 그것이 나타나면 누구나 혐오하는 악, 그리스도인 말고는 자신에게도그런 악이 있다는 것을 생각조차 못하는 악이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자기는 성질이 고약하다거나 여자나 술에 약하다거나 심지어 겁쟁이라고 인정하는 말은 들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아니면서도 이 악이 자신에게 있다고 고백하는 말은 지금껏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동시에 그리스도인이 아니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이 악이 나타날 때 조금이나마 자비를 보여주는 사람 또한 거의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보다 더 싫어하는 악이 없으.. 2024. 7. 17.
3-7 용서 앞장에서 저는 기독교 덕목 가운데 가장 인기 없는 것이 순결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말이 옳았는지 모르겠군요. 제 생각에 그보다 더 인기 없는 덕목이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은 기독교 규범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로 규정되어 있는 덕목입니다. 기독교 도덕에서 '네 이웃'에는 '네 원수'가 포함되어 있기때문에, 결국 우리는 원수를 용서해야 하는 끔찍한 의무에 부닥치게 됩니다. 누구나 용서란 훌륭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전쟁 때처럼 실제로 용서해야 할 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그러나 정작 용서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용서라는 말만 꺼내도 화가 나서 으르렁거리게 마련입니다. 용서란 너무나 지키기 힘든 고차원적인 미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나 하기 싫은 창피스.. 2024. 7. 17.
3-6 그리스도인의 결혼 앞장에서는 주로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간의 성적 충동이 어떻게 잘못되었는가에 대해서만 말했을 뿐, 그 올바른 쓰임새, 즉 그리스도인의 결혼 문제는 거의 다루지 않았지요. 제가 특히 결혼 문제를 다루고 싶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이 주제에 관한 기독교의 교리는 지극히 인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저 자신이 결혼해 본 적이 없으므로 간접적인 이야기밖에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의 도덕을 이야기하면서 이 주제를 빼놓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군요.기독교의 결혼관은 남편과 아내는 하나의 단일한 유기체 -이것은 '한 몸'에 해당하는 현대어입니다- 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이 말을 감상적인 표현이 아닌 사실의 진술-.. 2024. 7. 17.